내친구 봉숙이
백승희 지음 / 학이사 펴냄
현직 의사인 백승희 작가의 자전소설이다. 소설 속의 남자주인공 이름도 백승희다. 주인공 백승희가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경주로 전학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전학한 첫날, 승희의 눈을 사로잡은 봉숙이는 긴 생머리에 얼굴은 뽀얗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예쁜 아이다. 그러나 여자아이처럼 순진한 승희에 비해 봉숙의 성격은 머슴아 같아서 반에서 대장노릇을 한다. 겉으로는 거친 사내아이처럼 행동하지만 속은 여린 여자아이다. 승희와의 태권도 대결에서 하이킥을 날려 승희의 대문니 하나를 날린 것을 계기로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날마다 치아를 검사하는 순진한 아이이기도 하다.
경주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 속의 장소를 좇다보면 황성공원과 대릉원, 최부잣집 등의 풍경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시간적 배경이 되는 1970년대 후반의 사회상, 그 시절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읽는 것은 이 소설이 주는 또 다른 재미다. 특히 굿이 펼쳐지는 장면 등에서는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를 인용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서양화가 이영철 화백의 삽화를 컬러로 인쇄, 소설을 읽으면서 내용을 그림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232쪽, 1만5천원.
저자 백승희는 1966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사랑모아 통증의학과 대표원장으로 일하면서 외국인 근로자와 탈북자, 노인 요양원, 희망원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펼친다. 2012년 1억 기부 클럽인 ‘아너소사이티’ 회원으로 가입하였으며 이종격투기의 최두호, 테니스의 장수정 선수 등 스포츠 선수와 젊은 예술인들을 아끼고 후원한다. 이밖에도 대구광역시테니스협회장과 자운복지재단 이사장, 사랑모아봉사단장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작품집으로는 에세이집 『사랑모아 사람모아』(2016)가 있으며, 이후 여러 사람들의 삶을 다룬 소설 창작에 힘 쏟고 있다.